게퓬

쟁기질과 관련 좀 가지고 계신 게퓬입니다. 게퓬? 게피온? 게푠? 표기차이가 좀 많아서 고민을 했습니다만, 게퓬으로 결정했어요. 왜냐면 제가 참고하고 있는 옛 에다(고대 노르드어 원문과 영어 번역문이 함께 있음)와 스노리 에다(1916년판 영문 번역)에서 둘다 'Gefjun'으로 언급되고 있거니와, 게퓬이 어감상 예쁘기 때문이지요.
일단 게퓬은 쟁기질과 관련…… 이건 됐고요, 소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거인과의 사이에서 소를 낳았어요. 하지만 처녀라고 하오니 이것은 심기체 처녀론에 따라 심과 기가 처녀라고 해석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도 안 된다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무튼 소와 관련 있으니 '소'같은 배색을 써봤습니다. 눈 색도 그렇죠, 소같은 짙은 빛깔. 목의 끈이 은색인 건 코뚜레인 것이고, 가슴팍 아래의 띠가 노란 색인건, 네…… 인식표입니다. 그리고 아래의 무늬는 코뚜레를 나타낸 무늬입니다. 미소가 아니에요.
그리고 목걸이, 색상 팔레트가 프레이야의 브리싱가멘과 동일합니다. 목걸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도 하고, 프레이야와 게퓬은 사실 같은 신일 뿐이라는 설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전 다른 신이라고 생각해요. 굴베이그나 사가와 비슷한 이유입니다. 같은 신으로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이제와서야 진실을 써 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왜 지형을 고려하지도 않듯 맨발로 그려댔는지. 그것은 사실 제가 처음 캐디를 만든 게 초등학교 6학년 무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저는 이미지를 해석하는 능력도 검색 능력도 부족해서 북유럽, 바이킹, 그 신발을 찾아내지 못하고, 찾고도 형태파악에 실패했었기 때문입니다. 이해하지 못하겠으니, 그냥 벗겨 버렸던 거죠.
그리고 디자인을 리뉴얼하면서 다시 씌우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세부적인 디테일 추가나 조정을 했을 뿐(일부는 예외지만) 캐릭터 해석 자체는 거의 똑같은 기틀을 유지하오니 바꾸고 싶진 않았어요. 대신 다른 결정을 내렸죠. 이후에 그리는, 디자인이 짜여있지 않던 신이나 인물에 맨발을 자주 분포시키자.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기고 사람을 숨기려면 인파에 숨기듯, 맨발 사이에 나의 무지를 숨기자.
참고로 다른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의 디자인을 발견하신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앞선 내용과 원인·결과가 사실상 같거나 비슷할 겁니다. 넓은 아량으로 디자인을 바라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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